입력 : 2016.06.01 10:16
[진화하는 배달 서비스]
서울 여의도에 혼자 사는 직장인 김형준(31)씨의 집 앞에는 매일 새벽마다 빵이나 샐러드가 배달된다. 올해 초부터 '배민프레시' 앱(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아침 식사를 배달해 먹고 있다. 김씨는 "전날 밤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곧바로 배달된다"며 "내가 필요할 때만 이용할 수 있으니까 편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음식 배달·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2012년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피자·치킨·짜장면 등 동네 배달 전문 음식점들의 음식을 전화 대신 스마트폰용 앱(응용 프로그램)으로 주문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침 식사 배달,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 배달, 맛집 추천 서비스 등으로 다양해지고 배달 음식의 품질도 고급화되고 있다. 한양대 한상린 교수(경영학)는 "배달 앱들이 단순한 음식 주문 중개 서비스를 넘어 소비자들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 '없으면 안 되는 서비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더 큰 편의를 제공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아침용 샐러드부터 바닷가재 요리까지 배달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업체는 우아한형제들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하반기 이후 신선식품 정기 배송 서비스인 '배민 프레시'와 레스토랑 주문 대행 서비스인 '배민 라이더스'를 연이어 출시했다. 이 앱들을 이용하면 샐러드·빵·주스부터 반찬이나 국, 심지어 유명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스테이크나 바닷가재 요리도 집에서 배달받아 먹을 수 있다. 배민 라이더스를 이용해 주문하면 제휴된 배달 기사들이 레스토랑으로 가서 주문하고 음식을 포장해 집까지 배달해준다.
요리할 수 있게 손질한 재료에
레시피까지 넣어 제공
한정식·바닷가재·스테이크 등
유명 맛집 음식도 포장 배송
'요기요' '배달통'을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지피코리아는 주문 대행 서비스 전문 업체인 메시코리아, 푸드플라이와 제휴해 '요기요 프리미엄' 앱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반(半)조리 상태의 식자재와 요리법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올 하반기에 출시된다. 요리 초짜들도 파스타부터 갈비찜, 수육 등 다양한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단순히 배달을 해주는 게 아니라 맛집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들도 인기다. 망고플레이트·포잉 등은 전국 식당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여기에 방문한 사용자들로부터 평점을 받아 앱에 게시한다. 또 평점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이 직접 써놓은 평가 내용과 후기도 보여준다. 처음 방문하는 식당이라도 미리 평점·평가를 보면 실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예약도 앱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할 수 있다.
고품질 서비스 제공해 수익성 창출
해외에서도 음식 배달·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는 프랑스·독일·캐나다 등 세계 10개국에서 레스토랑 음식의 주문 대행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미국의 도어대시, 호주의 딜리버루도 현지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미국의 블루 에이프런은 식재료와 요리법을 함께 배달해준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먼체리라는 서비스는 자체 고용한 셰프가 조리한 요리를 배달해준다.
업계에서는 배달 서비스의 진화에 대해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분석한다. 2∼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치킨·피자·짜장면만 배달해도 시장을 확대할 여지가 많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장을 뚫지 않으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데다 단순 배달만으로는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들은 매년 적자(赤字) 행진을 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는 "고급화와 함께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유명 맛집 음식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